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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을 관련 시 추천

by 다니아요 2021. 9. 27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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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을 관련 시 추천

 

추석이 지나자 이제 더이상 더위는 멀어지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.

가을 관련 시 몇 수 추천하고 갑니다.

 

코로나 19로 어려운 시기이지만 가을은 느끼시기 바랍니다.

 

 

가을 관련 시 추천 1

추일미음 / 서정주

울타릿가 감들은

떫은 물이 들었고

맨드라미 촉계는

붉은 물이 들었지만



나는 이 가을날

무슨 물이 들었는고



안해박은 뜰 안에

큰 주먹처럼 놓이고

타래박은 뜰 밖에

작은 주먹처럼 놓였다만



내 주먹은 어디다가

놓았으면 좋을꼬

 

가을 관련 시 추천 2

멀리서 빈다 / 나태주

어딘가 내가 모르는 곳에

보이지 않는 꽃처럼

웃고 있는 한 사람으로 하여

세상은 다시 한번 눈부신 아침이 되고



어딘가 네가 모르는 곳에

보이지 않는 풀잎처럼 숨쉬고 있는

나 한 사람으로 하여

세상은 다시 한번 고요한 저녁이 온다



가을이다, 부디 아프지 마라

 

가을 관련 시 추천 3

가을볕 / 박노해

가을볕이 너무 좋아

고추를 따서 말린다.



흙마당에 널어놓은 빨간 고추는

물기를 여의며 투명한 속을 비추고



높푸른 하늘에 내걸린 흰 빨래가

바람에 몸 흔들며 눈부시다



가을볕이 너무 좋아

가만히 나를 말린다.



내 슬픔을

상처난 욕망을



투명하게 드러나는

살아온 날들을

 

가을 관련 시 추천 4

가을 / 조병화

가을은 하늘에 우물을 판다

파란 물로



그리운 사람의 눈을 적시기위하여

깊고 깊은 하늘의 우물



그 곳에

어린 시절의 고향이 돈다



그립다는 거, 그건 차라리

절실한 생존 같은거



가을은 구름밭에 파란 우물을 판다

그리운 얼굴을 비치기 위하여

가을 관련 시 추천 5

가을 엽서 / 안도현

한 잎 두 잎 나뭇잎이

낮은 곳으로

자꾸 내려앉습니다



세상에 나누어줄 것이 많다는 듯이



나도 그대에게 무엇을 좀 나눠주고 싶습니다

내가 가진 게 너무 없다 할지라도



그대여

가을 저녁 한때

낙엽이 지거든 물어보십시오



사랑은 왜

낮은 곳에 있는지를

가을 관련 시 추천 6

가을 병 / 정태현

날이 가고

달이 가고

어느새 가을 다가와



서리 내리고

잎새 물들면

또 다시 일어나는 속앓이



무심한 하늘은

노을로 타고

대지엔 바람과 낙엽만 가득하니



가을은 그대로

마음의 병상이다


가을 편지 / 홍경애

아득한 갈색 추억이

그리움으로 다가오면



찬란한 여명이

산자락에서 단풍되어

저 높이 날으는 철새처럼

자유가 그리워 둥지를 틀고



청명한 이 가을 하늘을

노래하는 채색의 그리움



오늘도 호숫가에서

지난날을 회상하며

한 폭의 수채화를

투명하고 아름답게 그려 가려나

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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